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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부패 없는 청렴한 공직사회’를 희망하며....

기사승인 2019.12.09  16: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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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섭(김천경찰서 청문감사관, 경감)

김진섭 경감(김천경찰서 청문감사관)

‘청렴한 사회’란 과연 어떠한 사회를 말하는 것일까?

공직자에게 있어 ‘청렴(淸廉)’이란 단어는 언제나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이자 지켜야 할 덕목과도 같은 것이다. 국민들은 항상 공직자가 부정부패 없이 청렴해 주길 바라고, 공직자 또한 청렴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희망 사항으로 그칠 때가 많다.

지금 우리 공직사회는 어떤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뇌물수수, 온갖 청탁 관련 뉴스가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다. 하위직은 물론 고위 공직자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부패 인식지수(CPI)는 6단계 오른 세계 45위라는 소식을 들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경제지표가 세계 11위인 것을 감안할 때, 부패지수는 최소 세계 20위권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부패순위가 부패정도를 가늠하는 절대적인 척도라고 단정지울 수는 없겠지만, 관련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부정부패를 금지하기 위해 지난 2016년 9월 28일부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이 시행되어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국가권익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총 1만 4천 100건 중 형사처벌이나 징계부가금 등 제재가 이뤄진 경우가 총 181건으로, 부정청탁 등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천만다행이다. 부정부패에 대한 인식은 공직자뿐 만아니라, 국민 각자가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볼 때에도 반부패·청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3년엔 UN이 ‘세계반부패의 날(매년 12월 9일)’을 지정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2월 5일부터 오는 11일까지 ‘반부패 주간’을 운영하고, 다양한 청렴 문화행사와 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현대사회는 청렴해지기 위해, 다각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옛날에는 과연 어떠했을까?

일찍이 우리 선조들은 청렴한 관리를 일컬어 ‘청백리(淸白吏)’라 하여, 청백리에 오른 인물들을 존경해마지 않았다. 가까운 예로 김천시 양천동 하로마을 출신인 ‘노촌 이약동 선생’이 있다. 선생에게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한다.

제주목사로 부임해서 선정을 베풀다가 이임하게 되었다. 이임할 때 관에서 받은 모든 물품을 관아에 남겨두고 말을 타고 나섰다. 성문에 이르러 손에 들고 있는 채찍이 관물인 것을 알고 문에 걸어 놓았다. 세월이 지나 채찍이 떨어진 것을 알고, 고을 사람들이 그 자취를 그려 노촌 선생을 사모하였다.

또 바다를 건널 때 배가 바다 한가운데 이르자 홀연히 기울어지며 휘돌아서 위태하게 되었다. 이때 일행이 아뢰길 고을 사람들이 선생에게 전하라고 갑옷 한 벌을 맡겼다는 내용을 선생이 듣고는, 즉시 갑옷을 바다에 던지라고 했다. 이에 파도가 그치며 배가 나아갔다. 사람들은 그곳을 ‘투갑연(投甲淵)’이라고 불렀다.

고을 사람들은 생사당을 세워 지금도 폐하지 않고 춘추로 향사를 지내고 있다. 이 일화는 제주도 역사서인 ‘탐라지(耽羅志)’에도 잘 나와 있다. 이렇게 노촌 선생의 일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렴한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청렴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 너무 냉정한 말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조건 없는 호의는 없다는 얘기다.

셔먼이 자신의 ‘미끄러워지기 쉬운 경사로’ 이론에서 강조하듯이 ‘작은 호의’ 자체는 부패에 해당하지 않지만, 작은 호의가 습관화되면 큰 부패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물론, 진정한 고마움 표시의 조건 없는 호의도 없지 않겠지만, 대부분은 무언가를 바라면서 호의를 베푼다는 것이다.

공직자의 입장에서도 작은 호의를 받아들이는 것은 점점 더 멈추기 어려운 부패의 ‘미끄러운 경사로’ 위에 있다는 사실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공직사회에서 작은 호의에 대한 오랜 관행을 고마움의 표시라고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지만, 이것은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청렴한 공직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공직자 한 사람의 노력과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국민적 노력 또한 뒤따라야 된다고 본다. 부패방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각자 생존과도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공직사회가 나가야할 방향은 부패신고를 활성화하고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를 더욱 강화한다, 부패를 저지르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청렴한 사회는 맑고 밝은 사회를 말한다. 이런 살기 좋은 사회이다. 하루빨리 부정부패의 굴레에서 벗어나 청렴하고 깨끗한 사회풍토가 조성되는 그 날까지, 우리 모두 노력해 보자.

편집부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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