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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이 우러나는 우리지역 모범업소 - 율곡동 "무한리필 '활' 장어구이"

기사승인 2019.12.01  18: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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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기를 몇 번 반복했다. 바쁜 연말이 다가온 탓도 있지만 '먹는 것'은 일의 순위에서 앞에 위치해 있지 못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대접 받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지만 오늘도 마음이 완전 동(動)해서 움직인 것은 아니다.

"목사님, 한 번 가시면 또 가자고 할 걸요." 이렇게 해서 찾아간 곳이 '무한리필 활 장어구이.' 율곡동 혁신도시 로제니아 호텔 근처에 자리하고 있었다. 지근거리에 KTX 역사와 CGV 영화관 등이 있으니 혁신도시 중에서도 중심지에 속한다. 

산뜻한 실내가 마음에 들었다. 직원들의 상냥한 손님맞이도 마음을 안착시키는 데에 한 몫 했다. 교통 통신의 발달로 바다와 접한 지역과 바다에서 동떨어진 내륙을 나누는 의미가 많이 줄어 들었지만 그 기준에 의하면 김천은 아직도 내륙지역에 속한다.

이런 지역에서 '활(活)' 장어구이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무한 리필'이라는 당정제(糖錠劑)를 썼지만 말이다. 성실함과 진정성을 무기로 도전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다. 일단 맛이 좋아야 한다. 바다장어와 꼼장어 그리고 활어회는 ‘무한’ 리필이다.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씨름 선수처럼 거구(巨軀)의 몇 사람이 장어와 활어 회를 싹쓸이하면 어떡하지? 괜한 걱정일 것이다. 사람의 위는 섭취량에 한계를 갖고 있지 않은가. 짐승들은 더 하다. 섭취의 한계치에 도달하면 아무리 좋은 먹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일 터.

음식점에 들어갈 땐 많은 양을 먹을 것 같았지만 3회 리필로 만족해야 했다. 메뉴판에 적혀 있듯 '원기회복'을 받쳐주는 장어로 포만감이 빨리 일었기 때문이다. 후식과도 같은 떡국을 시켜 먹었다. 장어구이와 궁합이 잘 맞았다. 질량이 '안성맞춤'이라고 세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혁신도시의 특징 중 하나가 금요일 오후부터 주일 밤까지 사람들이 썰물처럼 사라진다는 것이다. 혁신도시에 소재하는 공기업 근무자들이 서울 등 그 인근 지역의 본가로 가기 때문이다. 주말에 활황을 누려야 할 상가가 도리어 휴경기로 급변하고 만다. 역리현상이라고나 할까.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지만 맛과 값으로 승부를 건 '무한리필 활 장어구이'는 이런 역리현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주말의 휴경기를 전혀 타지 않는다고 했다. 혁신도시 이외의 지역에서 손님들이 오기 때문이다. 특별히 홍보를 한 것도 아닌데 입소문을 듣고 손님들이 각처에서 찾아온다. 

주인장 부부를 포함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일곱이다. 내일처럼 생각하고 의기투합하니 늘 밝은 분위기이다. 요즘 가끔 양념 장어구이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손님들에게는 따로 장만해서 제공한다고 하니 진정 여기선 손님이 왕이다. 대신 2만 원의 비용은 손님이 부담하여야 한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활어 회와 장어구이를 먹은 뒤 주문한 떡국이 또한 별미였다. 구운 두부를 緞 쓸어 넣고 떡과 함께 끓여 만든 떡국은 그 칼칼함이 장어구이와 딱 맞았다. 감미롭기까지 했다. 계산을 할 때 카운터 옆에 엿이 보였다. 음식점과 엿은 어울림이 적은 듯해 물어보았다.

"예, 장애인 단체에서 부탁해서 엿 판매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낱개는 1천 원, 세트는 5천 원에 팔고 있습니다. 이곳 판매대금은 따로 저금통을 만들어 비축해 둡니다. 아직 판매가 활발하지 않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개인의 이익 추구에 무게를 두는 경제제도라고 해도 사회적 약자들을 생각하며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가치는 여전히 소중하다. '무한리필 활 장어구이'는 이런 가치를 알고 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실천하려고 한다.  바른 상도(商道)는 음식점의 격을 말해 준다.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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