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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검찰의 기득권 고집은 자가당착

기사승인 2019.11.15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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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윤석열이 대노(大怒)했단다. 검찰개혁에 대해 법무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을 두고…. 보고 준비 과정에서 검찰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관례에 비춰보면 잘못된 것 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항간에는 지금 검찰총장이 대통령보다 더 '세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윤석열 검찰의 행보를 볼 때 빈말이 아닌 것 같다. 언론도 대통령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이 더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는 실정이니 말이다. 검찰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하다.

지금 국민은 검찰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검찰 개혁은 검찰에 집중되어 있는 힘을 분산시키는 게 요점이다. 수사권과 기소권 고소‧고발 지휘권 등을 동시에 거머쥐고 있는 것은 세계에서 대한민국 검찰이 유일하다. 검경 수사권 분리도 여기서 출발한다.

수사권을 경찰에 넘겨주는 것이 힘의 외부 이양이라면 법무부와 검찰 간에도 힘의 균분이 필요하다. 법무부 내의 기관인 검찰청이 법무부보다 더 큰 힘을 행사한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비정상이다. 이것을 완화시키는 내용을 법무부가 직접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검찰이 두 가지를 문제 삼았다. 이런 보고를 하면서 검찰과 상의가 없었다는 게 그 하나이다. 또 다른 하나는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은 확정적이 아니겠는가 하는 점이다. 이른바 검찰직제 개편안과 보고사무규칙 개정안인데, 검찰청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보고 있다.

검찰보고사무규칙은 일선 검찰청의 장(長)이 수사상황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동시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것이 검찰 고유 권한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결론을 말하면 검찰권을 줄이기 위해서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규정이다.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여 마련한 안이라고 보면 된다. 윤석열이 대노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임명직 공무원이 임명권자보다 더 큰 힘을 행사한다? 그렇다면 그 권한은 누구에게서 위임받은 것인가. 검찰을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계속 지적되어 왔다.

검찰 내부에선 "윤석열이 눈 뜨고 물먹었다", "수사상황을 법무부 장관에게 사전 보고하라는 것은 군사정권에서도 대놓고 시행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불만이 팽배해 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윤석열이 눈 뜨고 자꾸 몰 먹어야 한다. 그것이 검찰의 개혁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검찰공화국이란 오명은 검찰이 눈을 부릅뜨고 물 먹는 장치가 전무했기 때문에 생겼다. 없는 죄도 만들어 낼 수 있고, 있는 죄도 덮을 수 있는 게 지금의 검찰이다. 검찰은 유일하게 치외법권의 영역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 패밀리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조국 일가의 수사가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법의 집행엔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하지만 죄가 나올 때까지 후비며 할퀴는 검찰의 작태는 정파를 떠나 지지받기 어렵다. 조국 수사에 환호하는 이들도 언제 그 대상이 될지 모른다.

수사의 법무부 장관 직보를 군사정권 때도 없었던 일이라고? 맞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군사 정권 때의 검찰은 불의한 권력의 주구(走狗)로 전락해 있었기 때문에 수사 상황의 복수(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보고가 있을 이유가 없었다. 윤석열 검찰이 그런 군사정권을 그리워하는가.

11월 8일 반부패정책협의회 석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분명하게 지직했다. “윤석열이 아니더라도 검찰 개혁이 흔들리지 않고 진행될 수 있도록 개혁의 완성도를 높여 달라”고 지시했다. 사람이 아닌 검찰개혁의 시스템을 갖추라고 주문한 것이다.

검찰은 대통령이 검찰 주도의 개혁에 힘을 실어 주었다고 좋아했다지만 이런 해석이야 말로 전형적인 아전인수(我田引水)이다. 대통령이 지시한 말의 원뜻은 윤석열 아니더라도 검찰개혁을 이끌 사람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알아서 처신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옳다.

윤석열에 대한 대통령의 경고장을 격려의 말로 받아들이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윤석열은 아직 검찰 개혁에 대해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미련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믿는 구석이 있어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착각에 사로잡혀 있는 걸까.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다시 한 번 강조하자. 검찰은 지금 셀프 개혁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국민들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검찰은 기득권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권력을 분산시키는 데 협조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나마 검찰의 면을 최소한 세울 수 있는 길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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