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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글쓰기(41) - 틀리기 쉬운 단어들

기사승인 2019.11.02  13: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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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말은 잘 하는데 글로 옮기기는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당연하다. 어법(語法)보다 서법(書法)이 원래 더 까다로운 법이다. 말은 일회성이 짙고 글은 보존성이 강하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기는 데에 신중함을 요한다.

아직도 글쓰기에서 혼동하며 잘못 쓰는 단어들을 몇 개 소개하고자 한다. 몇 년 전에 한국인이 틀리기 쉬운 단어를 조사한 적이 있다. 그 중 1위가 ‘어의없다’였다. 이것은 ‘어이없다’로 써야 한다.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다’의 뜻이다.

2위가 ‘병이 낳았다’였다. 이것은 ‘병이 나았다’가 맞다. ‘낳았다’는 ‘배속의 아이, 새끼, 알을 몸 밖으로 내놓다’ 또는 ‘어떤 결과를 이루거나 가져오다’의 뜻으로 쓰는 ‘낳다’의 과거형이다. ‘나았다’는 ‘병이나 상처 따위가 고쳐져 본래대로 되다’의 뜻을 가진 ‘낫다’의 활용형이다.

3위가 ‘않하고, 않돼, 않된다’였다. 이것은 ‘안하고, 안돼, 안된다’의 오기이다. 이때의 ‘안-’은 부정이나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아니’의 준말로 부사이다. 따라서 ‘안’과 동사 ‘하고’, ‘돼’, ‘된다’와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보조동사로 쓰일 때는 앞 단어에 붙여쓰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4위가 ‘문안하다’였다. ‘무난하다’를 잘못 쓴 것이다. ‘단점이나 흠잡을 만한 것이 없다’ 또는 ‘성격 따위가 까다롭지 않고 무던하다’ 등의 뜻으로 쓸 때는 ‘무난하다’로 해야 한다. 이것은 한자어 ‘無難(무난)하다’에서 왔다. ‘문안(問安)하다’는 ‘웃어른께 안부를 여쭈다’의 뜻으로 쓰이는 단어이다.

5위는 ‘오랜만에’를 잘못 쓴 ‘오랫만에’가 차지했다. ‘오랜만에’는 ‘오래간만에’의 줄임말이다. '어떤 일이 있은 때로부터 긴 시간이 지난 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만에’로 잘못 쓰는 것은 ‘오랫동안’이라는 명사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

6위 ‘예기를 하다 보니’는 ‘얘기를 하다 보니’의 오용이다. ‘얘기’는 ‘이야기’의 준말이다. ‘이야기’의 ‘이+야⟶얘’에 ‘기’를 더해 ‘얘기’가 되었다고 보면 된다. 더 혼동하기 쉬운 것은 ‘얘기’와 ‘애기’이다. ‘얘기’는 ‘이야기’의 준말이고 ‘애기’는 ‘아기’를 잘못 표기한 것이다.

7위는 ‘금새’이다. 이 부사는 ‘금세’로 쓰는 것이 맞다. ‘마음이 금새 바뀌었다’에서 ‘금새’는 ‘금세’로 표기해야 한다. ‘금세’는 ‘금시에’가 줄어든 형태이다. ‘금시에⟶금세’가 된 것이다. 또 ‘금시에’는 ‘今時(금시)’란 한자어에 조사 ‘에’가 붙어 이루어진 형태이다.

그 외에 ‘어찌된일, 의외의 뜻’을 나타내는 말은 ‘왠일인지’가 아니라 ‘웬일인지’(8위), ‘몇 날, 몇 째 되는 날’의 뜻을 가진 단어는 ‘몇일, 몇 일’이 아니라 ‘며칠’(9위), ‘가려있거나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되다’의 뜻을 가진 말은 ‘들어나다’가 아니라 ‘드러나다’(10위)가 맞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잘 몰라서 틀리게 쓸 수는 있다. 그러나 알면서 그르게 쓰는 것은 곤란하다. 말과 글에는 민족의 얼이 서려 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땐 우리글을 못 쓰게 했다. 그때의 국어는 우리나라 말과 글이 아니라 일본의 그것이었다. 우리말과 글을 아끼고 사랑하며 잘 알고 써야 하겠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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