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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갑장사 상사(想思) 바위에서....

기사승인 2019.10.17  08: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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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갑장사 상사(想思)바위에서....

농부가 조금 웃기는 구석이 있습니다.
소나 열심히 키우면 좋을낀데 뭣땀시 자꾸만 여기저기 싸돌아다닐까요? 
암만 생각을 해봐도 이상하긴 합니다.

김천시와 이웃인 상주시 갑장산(해발 804m)에 가면 갑장사라는 작은 절집이 있습니다. 갑장산의 8부 능선(해발 680m) 쯤에 절이 있는 관계로 가파른 계단을 걸어서 올라야 합니다. '할딱할딱' 어찌나 숨이 차던지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겨우 절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왕
절에 왔으니 설명문은 읽어 봐야겠지요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라고 합니다. 1373년 고려 공민왕 22년에 나옹(懶翁) 혜근(惠勤) 스님이 창건하였다구요. 1797년(정조 21) 연파(蓮坡)스님이 중수했다는 기록 이외에 조선 후기까지의 연혁은 기록에 남아있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1990년에 화재로 법당이 불에 탄 것을 세웅(世雄)스님이 중창을 했다네요.  
큰 건물은 사진속의 대웅전 하나뿐이니 작은 절집에 속하는 편입니다.

             (제 친구가 상사바위에 올랐습니다. 저는 밑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갑장산에 올랐다가 새로운 것을 알았습니다. 사찰 바로 옆에 상사(相思) 바위라는 웅장한 바위가 있더군요. 이곳에는 슬픈 설화가 전해져 온답니다.  아주 오래전 이 절에 머물던 고승이 다른 곳에서 절을 지을 때 한 여신도가 자신에게 연정을 품은 것을 알아채고는 불사(佛事)를 마치자마자 유랑에 나서 이 절에 머물며 수행에 정진하였답니다.

하지만 여신도는 고승에 대한 그리움을 참지 못하고 이 절까지 찾아왔다네요. 그러나 고승은 또 다시 몸을 피했구요. 여인이 하산하는 고승을 찾으려고 높은 바위 위에 올라갔더니, 저 멀리 아미타불을 염송하며 산을 내려가는 고승의 모습이 보였다나요.

그제서야 여인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바위 위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답니다. 이후로 사람들은 이 바위를 상사바위라 불렀다고 합니다. 
실제로 올라섰더니 어마 무시합니다.

ㅎ.상사병(相思病)이라.... !
참말로 무시무시한 병이지요. 
문득 아주 오래전에 봤던 황진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나네요. 황진이를 너무나 좋아했던 한 사람이 상사병이 걸려서 죽었답니다. 상여가 황진이의 집 앞을 지나가는데 상여꾼들의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더라나요. 할 수 없이 황진이가 속옷을 벗어서 상여에 걸어줬더니 상여가 움직이더라는.... 기억이 희미하게 납니다만....

뭐 상사병이라는 게 그렇다네요. 조증과 우울증이 교대로 반복되는 조울병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신의학 책에도 상사병이란 병명은 없다나요.

기분이 좋을 때는 하늘을 나는 듯하지만, 사랑이 좌절되면 심한 절망감으로 모든 희망을 잃게 되어 식욕이 없어서 밥도 못 먹고, 잠도 자질 못하며,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사춘기 시절에 앓았던 짝사랑도 일종의 상사병...??
요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증상으로 정신병원엘 가면 조울병 혹은 우울증으로 진단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근데 말입니다. 
상사병을 한 번 앓고 나면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니....
참말로 우습기도 합니다.
뭐...소설책에 나오는 상사병은 대부분 비극적으로 끝맺음을 하데요. 우리가 
잘 아는 로미오와 줄리엣도 그랬지요.

어릴 적 제가 살던 동네에도 그런 일이 한번 있었는데 남자가 죽으려고 약까지 먹었지요. 다행히 일찍 발견해서 죽지는 않았고 여자 쪽 부모가 마지못해 허락을 하는 바람에 결혼까지 이어졌지요. 

몇 년 전에 우연히 그 두 분을 만나서 요즘은 잘 사시냐고 물었더니 빙그레 웃으시데요. 근데 형수님이 "원수가 따로 없소"라며 한 말씀을 더 하십디다.

ㅎ...제가 글을 쓰다 보니 거꾸로 썼습니다. 실은 제가 상주 지천동 솔숲의 구절초를 보려고 친구와 시간을 냈는데, 우째 이런 일이 있을까요? 멋지다고 소문이 났는데, 듬성듬성 피어 있더군요. 
엄청 실망은 했지만 그렇다고 그냥 돌아가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어서 지천동 뒷산에 있는 갑장사까지 올랐답니다.

"꿩 대신 닭"인지도 모르는데 
잘 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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