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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교안 대표는 장애인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옳다

기사승인 2019.08.24  20: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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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막말이야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동네려니 하고 지나쳐 버린다. 험한 막말이 존재 의의라도 되는 양 위 아래 가리지 않고 사태를 이루고 있다. 언론도 좋은 뉴스거리로 생각하는지 앞 다투어 보도한다. 

그런데 이것은 좀 다르다. 장애를 갖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것 말이다. 좀 지난 일이다. 자한당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정권을 비난하면서 '벙어리'라는 단어를 아무 거리낌 없이 써서 장애인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8월 7일 국회에서 자한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열렸던 모양이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가 한 장애인 비하 발언은 다음과 같다. "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는 국무회의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

8월 7일 자한당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는 국무회의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고 발언해서 장애인단체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사진=노컷뉴스)

'벙어리'는 언어장애인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2014년 사용을 자제해야 할 단어로 이것을 분류하고 있다. 황 대표는 별 생각 없이 썼고 또 장애인을 비하할 뜻은 전혀 없었다고 강변할지 모르겠지만 의식하지 않고 ‘벙어리’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이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했다고 하지만 그 단어를 듣는 언어 장애인은 마음에 비수를 꽂는 심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치가 사회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 이런 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사회에서는 순화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등 관공서도 이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법적인 용어도 순화된 것을 쓰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등 장애인 단체에서는 다음과 같이 순화시켜서 사용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벙어리⟶언어장애인’(이와 관련하여 ‘벙어리장갑⟶손모아장갑’으로), ‘애꾸눈⟶외눈’, ‘봉사•맹인⟶시각장애인’, ‘귀머거리⟶청각장애인’, ‘불구자⟶지체장애인’ 등.

정치인은 개인의 영달에 앞서 소외된 이웃을 먼저 돌볼 줄 알아야 한다. 황 대표는 장애인 단체에서 강력 항의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걸핏하면 공안검사의 눈으로 재단해서 종북 좌파로 몰아간다. 그 습성부터 버려야 한다.

그가 한 말은 ‘팩트’니까 변명의 여지가 없다. 장애인, 특히 언어장애인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게 옳다. 그리고 향후 처신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권한다. 명색이 제1야당인 자한당 대표가 아닌가.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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