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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글쓰기(35) - 시사적인 글(비평, 시론, 사설 등)

기사승인 2019.08.24  09: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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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신문사 일을 하다 보니 시사적인 글을 자주 쓰게 된다. 독자가 꾸준히 글을 읽어주어 고맙다. 신문사에서 내가 맡고 있는 파트가 ‘발행인 시평’과 ‘사설’ 등인데, 이러한 글은 세상의 흐름 특히 이슈를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독자의 호응을 이끌어낼 만한 이슈를 발견했을 때 즉시 글쓰기에 돌입한다. 먼저 그것에 대한 정보를 널리 섭렵할 필요가 있다.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이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자기의 입맛에 맞는 정보뿐 아니라 그 반대의 글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평 또는 사설은 신문사의 편집 방향과 글쓴이의 관점이 많이 반영되는 글이다. 그럼에도 독자가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객관성과 합리성의 유지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고 방향과 관점이 사상(捨象)된 설명과 해설 식의 글을 써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신문사의 편집 방향과 글쓴이의 관점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중앙의 일간지만 보더라도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이른바 ‘조중동’이라고 부르는)는 보수 성향의 신문,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은 진보개혁 신문이라고 통칭한다.

지역의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특정 기관의 홍보지(이른바 ‘찌라시’라고 부르는)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 글을 쓰는 사람의 관점도 시종여일(始終如一)해야 한다. 때와 장소에 따라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슈화되어 있는 문제를 가지고 관점을 설명해 보자.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 리스트 제외 국으로 결정했다. 일본과의 무역량이 많은 우리로서는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을 보는 눈은 다양할 수 있다. 그러나 비판의 타깃을 어디로 잡느냐의 문제가 제기된다.

경제대국 일본의 횡포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이 이 시각을 견지한다. 그러나 일부 극우 진영은 이 일을 초래한 장본인을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문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사안을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르다. 이성과 논리는 사라지고 감정이 지배하는 글을 쓰게 된다.

글의 관점은 인류 공영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 공동선을 지향해야 한다. 진영에 갇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것은 설득력을 상실한 글이 되기 쉽다. 지금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가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상보정신(相補精神)이다.

모자람을 서로 상대방으로부터 채운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될 때 상대 진영이 적이 아니라 친구가 될 수 있다. 자기 진영의 잘못도 확실히 지적 비판할 수 있고 상대 진영의 잘한 점도 칭찬 수렴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시평’, ‘비평’, ‘사설’, ‘칼럼’이 나온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아쉽게도 그런 필자가 많지 못한 게 우리의 현실이다. 영향력 깨나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도리어 공격수가 되어 시류를 혼탁하게 만드는 데 앞장선다. 우리의 저널리즘 장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 막말로 글을 도배하고 조폭과도 같은 용어로 지면을 흐린다. 시정되어야 한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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