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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욱 박사의 인문학 산책(30) :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 )-국부의 원천은 무엇인가?

기사승인 2019.07.19  13: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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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욱 교수(성산효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철학박사)

근대 시민 사회 형성기의 사회사상가인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에게 주목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는 일반적으로 『국부론(國富論, The Wealth of Nations)』의 저자로서 근대 경제학의 창시자로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인간 사회의 경제 활동 측면에만 관심을 가졌던 경제학자는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근대 시민 사회 형성기에 인간과 사회의 근본 문제에 대해 총체적으로 인식하려 노력했던 사회철학자였다. 또한, 과학 방법론, 수사학, 신학, 문학, 윤리학, 법학, 역사 이론, 국가론, 정치경제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하나의 거대한 학제적(學際的) 체계를 수립하려고 노력했던 사회철학자였다.

18세기는 학문이 아직 각각의 분야로 완전히 분화되기 이전이다. 애덤 스미스는 거대한 학제적 체계를 수립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래서 그는 흔히 시스템 수립자(system builder)라고 불리기도 한다. 애덤 스미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제적 체계를 크게 네 부문, 자연신학(natural theology) 윤리학(ethics) 법학(jurisprudence)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으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

자연신학(natural theology)의 강의 내용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다. 신의 존재에 대한 증명, 신의 여러 특성들, 그리고 종교가 존재하게 된 인간의 심성 원리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고 전해진다. 이어서 윤리학(ethics)의 강의 내용은 1759년에 초판이 나왔던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에 집약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법학(jurisprudence)의 강의 내용은 스미스 사후 거의 100년이 지나고 나서 1895년 캐넌(Edwin Cannan) 교수가 발견한 학생들의 강의 노트 두 권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은 1776년 『국부론』이란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애덤 스미스의 이론적․실천적 문제의식, 바꾸어 말하면, 그가 해결해 보려고 노력했던 당시의 과제가 무엇인가? ‘애덤 스미스의 과제’는 무엇인가? 애덤 스미스의 과제는 곧 그가 살고 있던 18세기 유럽의 시대적 과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문제의식은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이론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근대 시민 사회(modern society)의 구성 원리, 조직 원리, 질서 원리를 해명하려고 했다. 도대체 근대 사회란 어떠한 조직 원리 위에 성립하고 유지되는가? 둘째는 보다 실천적 과제이다. 중상주의, 즉 상업의 체계(system of commerce)를 비판, 극복하고, 자유의 체계, 즉 자연적 자유의 체계(system of natural liberty)를 확대, 발전, 정착시키는 일이다. 『국부론』은 자연신학, 법학, 윤리학의 결과로서의 정치경제학이다.

자연신학(自然神學)

그의 근본적인 질문은 근대적 시민 사회의 구성․질서 원리를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이다. 이 세상에, 즉 자연․ 역사․ 사회에 일정한 원리와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이다. 만일 세상이 원칙 없이 우연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았다. 애덤 스미스는 인간 사회에 일정한 원리와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당시의 자연신학, 즉 이신론(理神論, deism)에서 찾았다.

이신론(理神論, deism)은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등장한 철학(신학)이론이다. 세계를 창조한 하나의 신을 인정하되, 그 신은 세계와 별도로 존재하며 세상을 창조한 뒤에 도 세상, 물리법칙을 바꾸거나 인간에게 접촉하는 인격적 주재자로 보지 않는다. 우주 만물은 신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 속에 신의 구상이 내재해 있으나, 일단 만들어진 후에는 독자의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신과 우주 만물의 관계는 예컨대 시계를 만든 자와 시계의 관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애덤 스미스는 우주에서 개개의 천체가 독자적으로 운행하면서 하나의 거대한 질서를 이루듯이, 인간 사회에도 개개의 인간들이 독자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하면서도 하나의 질서와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증명하하고 있다. 그 질서 원리는 신의 계시와 명령 등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 개인, 즉 인간적 자연에 내재하는 원리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애덤 스미스의 도덕철학 체계는 논리적으로 인간에 내재하는 이런 ‘숨은 성질’에 대한 탐구로 넘어간다. 이 탐구가 그의 도덕철학 강의의 제2부인 윤리학을 구성하게 되는 이론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윤리학 ―『도덕감정론』

애덤 스미스는 중세적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개인들이 모인 사회에 질서와 조화를 보장하는, 개개 인간에 내재하는 숨은 성질(원리)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그는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사적 욕망의 자유로운 추구가 가능해진 개인들이 모여서 자유의 체계를 형성할 때 과연 사회는 질서와 조화,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그 원리가 인간의 본성(human nature) 속에 내재하고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 당시 영국에는 두 가지 흐름이 있었다. 첫째는 케임브리지의 플라톤 학파를 중심으로 하는 그룹으로서, 그들은 데카르트의 합리주의의 영향을 받아 인간 심성에 내재하는 사회질서를 가능케 하는 원리를 개인의 ‘이성’에서 찾으려고 했다. 둘째 흐름은 섀프츠베리(Shaftesbury)의 영향을 받은 스코틀랜드 학파로서 모든 개인에 내재하는 상식적인 ‘도덕 감각(moral sense)’에서 사회질서의 원리를 찾으려 했다. 즉 인간은 이성적, 이론적 판단을 경과하지 않고도, 직감적으로 선한 행위를 선으로 감지하는 도덕 감각이 있기 때문에 사회의 질서와 조화가 달성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견해는 스미스의 스승인 허치슨(Francis Hutcheson)이나 스미스 자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의 기초나 내용은 인애가 아니라, 노예나 주인계층처럼 계급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동감(同感, sympathy)의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덕감정론』의 서두에서 “아무리 인간이 이기적이라 해도, 타인의 행불행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요인, 원리가 인간의 본성 속에 명백히 내재해 있다. (……) 타인의 슬픔을 보고 슬픔을 함께 느끼는 감정의 재는 증명을 요하지 않는 하나의 명백한 사실이고, 그 사람이 얼마나 선하냐, 유덕하냐에 좌우되지 않는 본원적 감정의 하나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스미스는 이 낙관론에 자족할 수 없었다. 그는 “정의의 원칙들은 최고도로 엄정(precise)하고 정확(accurate)해야 하며, 조금도 예외나 수정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 정의의 원칙들은 마치 문법의 규칙들(rules of grammar)과 흡사하다.”라고 보았다. 이타적 행위는 많을수록 좋으며 과도하기가 어렵지만, 이기적 행위는 쉽게 과도해질 수 있다. 인애(仁愛)라는 가치는 사회를 보다 아름답게 하는 장식물로 비유할 수 있겠지만, 정의라는 가치는 사회가 존립할 수 있는 기초이다. 따라서 인애는 사회적으로 강제될 수 없으나, 정의의 준수는 추호의 예외도 없이 엄격하고 정확하게 강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상과 같이 사회(자유 사회)가 질서 속에서 존재하기 위한 불가결의 조건이 정의의 실현이라는 사실에서부터, 그리고 정의가 가져야 하는 엄밀성과 일의적(一義的) 확정성의 필요로부터, 근대 시민 사회의 구성․질서 원리를 구명하려는 그의 도덕철학 체계는 당연히 제3부 법학으로 이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법학 ―『법학 강의』 노트

『법학 강의』 노트에서 스미스는 법학을 “시민 정부의 지도 원리(rules by which civil governments ought to be directed)” 혹은 “법과 통치의 일반 원리(general principles of law and government)”에 대한 이론이라고 정의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는 입법자의 과학(the science of a legislator)으로서 법학을 이해했다. 그 목적은 오늘날 말하는 협의의 법학뿐 아니라 시민 사회에서 정치, 행정, 경제 일반의 조직․구성 원리를 밝히는 것이다. 따라서 그에게 법(학)의 목적은 첫째가 정의(justice)이고, 다음이 국가의 풍요(opulence)를 위한 치정(police), 정부 기능의 유지를 위한 정부 수입(revenue), 그리고 국방(arms)으로 나뉜다. 이 중 ‘정의’ 부분이 『법학 강의』의 제1부를 구성하고 나머지 목적에 대한 논의가 『법학 강의』의 제2부를 구성한다.

그런데 이 제2부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엄밀히 보면 정치경제학 부문에 속하는 것으로 뒤에 별도로 발전시켜 『국부론』으로 독립하게 된다. 따라서 스미스의 도덕철학 체계는 그 스스로가 『도덕감정론』에서 밝힌 바와 같이 크게 구별하여 ‘윤리학과 법학의 두 부분’으로 나뉜다고 볼 수도 있으며, 글래스고 대학의 강의에서는 윤리학의 전제로서 자연신학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정치경제학은 법학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제 『법학 강의』 제1부에 대한 논의로 들어가자.

앞의 윤리학 『도덕감정론』에서 이기심의 자유로운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동감의 원리 때문에 인간에게는 이기심의 행위를 제한하는 ‘정의의 덕’이 나올 수 있음을 보았다. 그러나 정의는 엄격하고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으면 무질서와 혼란으로 사회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기 때문에 엄격한 외적 강제, 즉 ‘정의의 법’이 필요함을 보았다. 즉 지금까지 근대 시민 사회의 구성․질서 원리로서 ‘동감의 원리’와 ‘정의의 원리’가 성립되어야 함을 본 셈이다.

이상에서 애덤 스미스가 왜 『법학 강의』를 2부로 구성하여 제1부에서 정의를 논하고 제2부에서 풍부(豊富)와 저렴(低廉)을 위한 치정에 대하여 논할 수밖에 없었는지, 환언(換言)하자면 그의 도덕철학 체계의 제4부가 왜 정치경제학이 되었는지, 또 그가 후에 별개의 단행본으로 『국부론』을 쓰게 된 배경과 문제의식이 무엇이었는지 등이 명백해졌다고 하겠다.

정치경제학 ― 『국부론』

본래 『법학 강의』의 제2부였다가 후에 독립하여 발전된 『국부론(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 of the Wealth of Nations)』은 어떻게 하면 국부의 증대가 가능한가, 바꾸어 말하면 한 나라의 풍부와 염가(廉價)는 어떠한 질서나 원리 속에서 이루어지는가를 주제로 한다.

『국부론』은 5권으로 되어 있다. 1권에서 시장 경제 체제의 작동원리에서 성장, 분배, 가격 결정 메커니즘 등 설명한다. 2권에서 자본의 축적과 이용. 3권에서 유럽의 경제의 변천사를 다룬다. 4권에서 주요 경제정책 시스템을 설명하며 중상주의 비판하고 있다. 5권에서 정부의 역할 및 재정을 다룬다. 『국부론』을 위대한 책으로 만든 첫 번째 요인은 무엇인가? 모든 개인이 자유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연적 자유의 사회’에서 무정부 상태나 무질서를 막아주는 원리는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기적 인간들이 상호 작용하는 시장에서도 질서를 부여하는 체제가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우선 부(富, wealth, opulence)의 정의에 대해서 당시 지배적인 처지에 있었던, 중상주의자들은 금, 은 등의 귀금속으로 만들어진 화폐와 그 양으로 보았다. 그러나 스미스는 부(富)란 화폐 그 자체가 아니라 화폐로 구매할 수 있고, 사람들에 의해 소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재(財, 필수품 및 편의품) 그 자체라고 주장한다. 재(財)가 부라는 것이다. 그러면 재(財)는 어떻게 생기는가? 그 재는 살아 있는 인간의 노동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노동의 생산물’이야말로 재의 근원이고 부의 본질이다. 부와 재를 증대시키는 원인이 노동에 있다면, 노동은 어떻게 부와 재를 증대시키는가?

스미스는 국부의 결정 요인으로 크게 나누어 다음의 두 가지를 제시한다. 하나는 노동의 숙련, 기교 및 판단(skill, dexterity and judgment), 즉 노동의 생산성이고, 다른 하나는 생산적 노동자와 비생산적 노동자의 비율이다. 그래서 스미스는 노동의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또한 인구 전체에서 생산적 노동자의 비율이 증대할수록 국부가 증대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특히 후자보다 전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국부론』을 위대한 책으로 만든 두 번째 요인은 무엇인가? 자기 이익추구는 ‘보다 잘살아 보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에서 나오는 행동 양식으로 경제 활동의 동력으로 작용으로 보았다. 근면, 열심, 기계 발명 등의 동기이자 검약, 저축, 즉 자본 축적의 동인이라는 것이다. ‘교환본능’의 결과인 분업과 함께 문명사회의 풍요를 가져다주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부론』을 위대한 책으로 만든 세 번째 요인은 무엇인가? 시장메커니즘의 핵심은 경쟁으로 보았다. 시장가격 형성, 수요와 공급의 조절이 모두 경쟁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경쟁은 선택의 자유에서 나오는데 이기심의 파괴적이고 위험한 성향을 억제하는 기제가 경쟁을 유발한다고 보았다. 인간은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이기심이 있으므로 더 많이 얻으려고 더 열심히 일한다. 이기심 없는 경제 활동은 불가능하며, 서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 나쁜 것이 아니다. 개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쟁을 하게 되며, 이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결국 국부가 증진되어 공익에 이바지하게 된다.

『국부론』을 위대한 책으로 만든 네 번째 요인은 무엇인가? 무역의 이득은 교환의 직접적 이익보다 분업을 가능하게 하는 시장 확대 효과가 더 중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분업은 협동이고, 무역은 국제분업이며 전 지구적 차원의 협력을 끌어낸다. 자유 무역과 분업의 혜택이 왕이나 귀족들보다 일반 국민에게 더 많이 돌아간다는 증거는 문명국 노동자들의 생활 수준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국부론』을 위대한 책으로 만든 다섯 번째 요인은 무엇인가? 정부의 한계와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개인의 노동을 감독하고 그것을 사회 이익에 가장 적합한 고용 상태에 이르도록 끌고 가는 것은 어떠한 인간의 지혜와 지식으로도 불가능함을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세 가지: 국방, 치안 및 사법 기능, 공공사업 및 공공기관으로 한정하고 있다.

『국부론』을 자연 질서의 철학에 기초한 스미스의 경제원리는 ‘자연신학의 단순한 체제’에 축약되어 있다고 보았다. 그의 체제의 중심에는 자신의 이익을 따르면서 자신도 모르게 전체 사회의 복지를 증진하는 개인들이 있으며, 그런 것이 자연 질서의 본질임을 보여주었다.

스미스에게 자연 질서의 존재는 엄연한 현실이며, 그것은 인간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것이다. 여러 종류의 이로운 경제 제도가 자연 질서의 틀 속에서 자생적으로 출현. 분업, 화폐의 발달, 저축 증대, 자본의 투자, 해외무역의 발달, 수요 공급의 자율조정, 이러한 것들이 자연적 인간 행태의 결과로 존재하게 되었으며,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독교 세계관이 반영된 경제사상

지금까지 애덤 스미스의 도덕철학 체계를 통일적으로 인식하기 위해 그가 어떠한 문제의식에서 도덕철학 강의를 자연신학, 윤리학, 법학, 경제학의 순으로 엮었는가, 그리고 각 분야가 어떠한 내적 연관 속에서 하나의 통일적 체계를 구성하는가를 보았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애덤 스미스가 밝힌 근대 시민 사회, 즉 자유의 체계 구성․조직․발전의 원리는 (1) 동감의 원리, (2) 정의의 원리, (3) 교환의 원리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정책론, 당위론의 처지에서 보면, 근대 시민 사회가 조화․평화 속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1) 동감(윤리)이 중요하고, (2) 정의(법)가 중요하고, (3) 자유 경쟁적 교환(경제)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상의 세 가지 원리가 각자의 분야에서 자기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시민 사회는 질서 속에서 발전할 수 있다. 이로써 근대 시민 사회의 질서․구성 원리가 밝혀졌고, 조화와 발전의 필연성이 증명되었다.

창세기 1장은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받아 창조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성서는 하나님의 형상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주지 않고 있다. 이 주제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수많은 논란과 토론의 주제가 되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현대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하나님의 형상(God’s image)에 대해 현대적 관점은 “공동체 패러다임”이다. 후크마(Hoekema, 1994)는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성서적, 역사적 해석을 주의 깊게 고찰한 다음 ‘하나님의 형상이 총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전체로서의 인류” 안이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즉 하나님의 형상은 개체로서의 인간이 아닌 심지어 함께 어울려진 남자와 여자로서의 인간이 아닌, 전체로서의 인류가 비로소 온전히 발전된 하나님의 형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애덤 스미스의 ‘공감이론’과 맞닿아 있다.

애덤 스미스의 경제사상은 기독교적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역사의 동인이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회의 운영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지고, 인간은 하나님의 뜻을 완성하도록 부름을 받은 존재이다. 인간은 자연을 관리하는 동산지기로 부름을 받은 존재이다. 그래서 경제인은 하나님의 뜻을 완성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 안에서 활동해야 한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언급된 분업, 자연가격, 자기애, 국가 활동 등은 모두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행동이고, 조직이다. 이들의 경제활동들을 분석한 결과 그 안에서 작동되는 하나님의 섭리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하나님이 직접 활동하는 것이다. 물론 그의 신앙은 이신론으로 인격적인 신을 믿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인간은 하나님의 마음이나 의도를 모르고 지낼 수 없다. 둘째는 하나님이 인간을 상과 벌을 통하여 조정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행위는 축복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저주를 받아서,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조정하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간다. 셋째는 인간은 하나님과 교류하면서 그 뜻을 알고, 그분의 지시에 따라서 행동을 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협력자가 된다.

이상욱 박사(성산효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Ph. D)

여기에서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도덕 감각이다. 도덕 감각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특수한 지각능력으로, 마음과 생각의 개변을 통하여 얻을 수 있다. 도덕 감각이 살아 있는 사람은 자신 안에 위대한 관찰자를 모시고 살면서, 그분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받아들고, 그분이 지시하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다. 위대한 관찰자는 보이지 않는 손의 섭리를 알고, 그 뜻을 이루어간다. 도덕 감각이 없는 사람은 하나님의 섭리를 알 수 없으므로, 온전한 경제인으로 행동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국, 파국에 이르게 된다.

 

이상욱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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