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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구미시 선산읍 서황사(瑞凰寺)에서....

기사승인 2019.06.26  23: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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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구미시 선산읍 서황사(瑞凰寺)에서....

시골 인심은 예나 지금이나 늘 
그대로 입니다. 요즘은 양파 철이라 그런지 이웃에서 양파를 많이 주시네요. 산지 시세가 형편 없어서 
별 재미도 없을 텐데 말입니다. 
어제는 얻은 양파가 너무 많아서 
저도 선산읍까지 나눔을 갔었답니다.

잠시 시간이 남아서 근처의 절집을 찾았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오래전에 죽장사에서 서황사로 이름을 바꿨다는데 아직까지 안내표지판에는 여전히 옛날이름 그대로입니다. 주지스님이 무심해서 그럴까요? 아니면 구미시 담당 공무원의 늑장행정 탓일까요?

일단 절집에 왔으니 먼저 안내문을 읽어 봅니다. 찬찬히 살펴봤더니 신라시대 건립 당시만 해도 규모가 엄청났다는데 지금은 작은 절집으로 쇠락했군요.

서황사는 비봉산(飛鳳山)에 깃들어 있는데 지세를 살펴보면 봉황이 두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형상이라나요?

이처럼 신비로운 기운을 갖고 있는 비봉산이다 보니 임진왜란(壬辰倭亂)때 명(明)나라의 어느 장군(將軍)이 이곳을 지나다가 이 산을 보고는 인재가 많이 배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병졸들로 하여금 산맥을 끊고, 불을 피우고, 큰 쇠말뚝까지 꽂았다고 합니다. 쇠말뚝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 뒤로 비봉산의 기운이 다 했는지 죽장사(竹杖寺)에는 여러 애환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1945년 해방이후 주지 스님이 36번이 바뀌는 등 그야 말로 곡소리가 끊이지 않아 결국 사찰의 이름까지 죽장사에서 비봉산의 봉황이 깃드는 성스러운 장소라는 뜻의 서황사(瑞凰寺)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서황사에는 절의 규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국보 130호인 5층 석탑이 있답니다. 통일신라시대 8세기경에 세워진 5층 석탑은 높이가 10미터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또 구미지역 유일의 국보라고 합니다. 전해지는 얘기로는 신라에 돌탑을 잘 쌓는 남매가 있었는데 서로 탑을 누가 더 빨리 쌓는지 내기를 했다네요. 누이동생이 먼저 쌓은 돌탑이 저렇게 올려다 보이는 돌탑이랍니다.
탑의 조형미는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아쉽게도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조망이 참 좋습니다. 
조선시대 때의 학자 이중환은 그의 저서 『택리지』에서 "그 남쪽에 선산이 있는데 산천이 상주보다 더욱 깨끗하고 밝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조선 인물의 반은 영남에서, 영남 인물의 반은 선산에서 난다”라고 했던가요?

그만큼 선산에서는 뛰어난 인물이 많이 나왔답니다. 고려 후기 이후로 선산 김씨, 해평 윤씨가 명문거족이라고 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박정희 전 대통령도 구미출신이군요.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유장하게 흐르는 낙동강에다 비옥한 농지가 넘쳐나니 인심까지 후했던가 봅니다. 결국 인물이라는 것도 부(富)와 깊은 관계가 있을 테니 말입니다.

석탑 앞에는 특이한 나무가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보리자나무(염주나무, 찰피나무, 피나무)라는데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더군요. 
나무의 열매로 염주를 만든다는데....
저는 생전 처음 보는 나무였습니다.

특이한 것이 또 있습니다. 아직까지 재래식 해우소가 있더군요. 근심을 해소하러 들어갔다가 잔뜩 근심을 안고 돌아 나왔습니다. 
부자동네 구미시가 국보130호를 봐서라도 투자를 더 하시면 좋겠습니다.

차마실이라....? 직접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절집 안에다 전통찻집을 만들었더군요. 잠시 검색을 해보니 
여러 전통차와 커피를 판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맛일까요? 궁금하기는 했습니다만 혼자서는 들어가기가...

어제는 친구가 준 양파 덕분에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국보 130호가 있다는 것도 신기하구요 별로 홍보를 하지 않는 구미시도 특별하게 보였습니다.

그래도 소중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기를 빌겠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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