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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글쓰기(6) - 신문 사설과 성경

기사승인 2019.04.18  07: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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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나의 글쓰기에 도움이 된 것들이 많다. 어머니 품과도 같은 고향은 정서적으로 안돈감을 갖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읽은 책들은 지식 습득과 간접 경험으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해 냈다. 

그 중에서도 다음 두 가지는 나의 글쓰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신문 사설과 성경이 그것이다.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신문은 중학교 때부터 늘 가까이 두고 읽었다.

고등학교를 입학한 직후였다. 국어 첫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신문 사설 읽기를 권했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 분야의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관심 영역이라 귀가 솔깃했다.

선생님의 권유는 그 선에서 그치지 않았다. 일 주일에 이틀치 이상씩 사설을 공부해 온다면 국어 점수에 플러스(+)로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꿩 먹고 알 먹고’란 생각이 들었다.

1년 정도를 꼼꼼하게 공부한 것 같다. 선생님이 요구하신 게 몇 가지 있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 풀이해 올 것, 한자의 훈과 음을 정리해 올 것,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을 적되 간단히 이유를 달아 올 것… .

선생님은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당신에게 질문할 것 등을 주문했다.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제독(提督)'이 해군 장성 전체를 일컫는 것인지 아니면 함대 사령관에 국한되는 명칭인지를 질문했다.

또 '물구나무서다'에서 '물구나무'의 어원이 뭔지를 질문했는데, 선생님이 확실한 답변을 못 하셨다. 신문 사설은 대표적인 논설문이다. 논리적 글 전개에 이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다.

성경도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성경은 과히 언어의 보고(寶庫)라고 할만하다. 신구약 66권 안에는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어휘들이 풍성하게 담겨있다. 의미뿐 아니라 문장도 참 좋다.

맞춤법, 띄어쓰기, 외래어 표기법 등이 거의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성경을 가까이 하면 어휘력이 많이 향상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글쓰기의 좋은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이 땅의 사람이 아닌 문익환 목사님 경우도 좋은 예이다. 신구교 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성경 번역작업에 손을 더했다. 문 목사님이 맡은 파트가 구약의 시편이었다고 한다.

심혈을 기울여 번역 작업을 했다. 시편 번역을 마치고 나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인이 되어 있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그분의 시집 『꿈을 비는 마음』은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문사들 중에도 성경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람이 적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글쓰기 공부의 텍스트로서 성경만한 것이 없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일거양득(一擧兩得)이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신문에 한자(漢字)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단어를 체크해 가며 하는 사설 읽기는 글을 쓰는 데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글쓰기 공부에는 많은 노력이 따라야 한다. 불로소득이 용납되지 않는 영역에 글쓰기도 포함된다. 질과 양의 측면에서 노력한 만큼 생산할 수 있는 게 글쓰기이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나의 경우 도움 받은 것 두 가지-신문 사설, 성경-를 예로 들었지만 다른 것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글쓰기 텍스트를 정해서 꾸준히 읽으라는 것이다. 고전 등 꼭 검증된 책으로… .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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