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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익의 환경칼럼(4) - 생태적 사유의 두 가지 핵심 기둥

기사승인 2019.03.29  23: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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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익(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

장성익 소장(환경과생명연구소)

내 생각에 생태적 사유의 두 가지 핵심 기둥은 이것이다. 하나는, 모든 것은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사람은 자연의 일부라는 것.

인간과 자연은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생명의 그물망 속에서 자연과 유기적 관계로 연결돼 있다. 그럼으로써 세계는 하나의 통합된 전체로서 거대한 생명 공동체, 삶의 공동체, 관계의 공동체를 이룬다.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은 미국의 생물학자이자 자연문학 작가로서 “과학과 시를 넘나드는 자연문학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국내에 소개된 대표작은 <숲에서 우주를 보다>(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14)와 <나무의 노래>(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18)다. 

풀리처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는 <숲에서 우주를 보다>와 이에 못지않은 <나무의 노래>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빼어난 시적 문장으로 보여준다.

아래의 두 인용문은 <나무의 노래>에 나오는 대목들이다. 저자는 살아서 노래하는 나무와 강의 의미를, 이 우주에 충만한 ‘관계의 힘’을 새삼 일깨워준다.

“나무 속에는 음악이 있습니다. 강은 살아서 노래합니다. 우리의 노래는 강에게 배운 것입니다. 
나무가 노래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우리가 미쳤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미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우리를 하찮게 여기는 그들입니다. 우리의 정치 전략은 이것입니다. 나무와 강에 음악이, 노래가, 삶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 이름뿐인 국립공원을 살아 있는 숲으로 탈바꿈시키는 것, 우리의 땅에 정원을 가꿔 꽃피우고 노래하는 나무로 채우는 것. 
이곳은 빈 땅이 아닙니다. 숲에서 수백만 년을 살아온 나무의 노래를 우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사진 = 장성익 소장 페이스북에서

(남미 안데스 산맥 고지대에서 땅을 파괴하는 산업에 맞서 싸우며 살아가는 케추아족 이야기)

“지구에서 달의 움직임을 좇아 물이 팽창한다. 땅도 달을 향한 중력의 끌림을 느끼지만 바위가 단단하게 버티고 있어 꿈쩍하지 못한다. 

바다는 육지보다 순응적이어서 달의 인력과 지구의 회전에 반응하여 조석을 일으킨다. 어느 해안에 가도, 맞물린 궤도의 고리가 밀물과 썰물로 나타난다. 

인류가 동력과 지력을 모조리 동원해도 이만한 부피의 물을 움직일 수는 없다. 육중한 바다를 들어 올릴 수는 없다. 하지만 회전하는 구는 그 무엇도 아닌 오로지 관계로부터 고요히 힘을 발생시킨다.”

 

장성익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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