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훈(시인, 총신대 교수)
까치설날에 내리는 비
정규훈 시인(총신대 교수, 철학박사) |
정규훈 시(詩)
까치 한 마리 찬비 맞으며 외치고 있네.
울음인지 노래인지?
번개처럼 금간 하늘에서
머리 풀고 흐느끼는 어머니
젖은 맘에 울울이 맺힌 회상(回想)
슬픔인지 그리움인지?
가난한 영혼에겐 그리움도 사치.
흑백사진에 멈춘 추억ㅡ
이 세상 뒤끝 없는 이별이
어디 있겠냐마는
모든 이별은 빗물로 추락하고
바다에 모여 흐느끼더라ᆢ
더러 해변 나지막한 잡목에
몸 부비는 물보라가 있다면
그때 수천 번 무너지고 깨어진
그의 신음소리라 여기라.
지난날은 내일가치에 묻히나니
무엇이 아쉬워 뒤돌아보고
무엇이 두려워 머뭇거리는가?
해 저물고 어둠이 내리는 시방 까치가 전해주는 위대한 가치는 "자신의 과거와 조건 없이 화해하라"
"내일을 향해 후회 없이 달리라"
한 마디 명령으로 세종(歲終)
ㅡ기해년(己亥年) 까치설날 정규훈
정규훈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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