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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 극우들의 황금어장

기사승인 2018.11.12  01: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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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기분 나빠할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우리 김천을 극우들의 황금어장이라고 하면. 극우 인사들이 대대적으로 환영 받는 지역. 그래도 할 수 없다.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최근 몇몇의 사례가 이런 생각을 뒷받침해 준다.

요 며칠 새 극우 인사들이 김천을 방문해 환대를 받았다. 박근혜 때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이 김천의 한 교회에 와서 부흥집회를 인도하면서 국무총리 출신 전도사로서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사람들이 안달을 했다고 하고, 손 한 번 잡으면서 눈도장 찍으려고 용들을 썼다고도 한다.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를 해야 하는 건지... . 

왜곡된 사고에서 나온 행동에 가타부타 말 섞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성을 되찾기를 바랄 뿐. 잠복된 생각은 자유롭게 해도 되지만 드러나는 언행은 조심하는 게 양식 있는 사람의 도리다.

황교안이 교회 부흥 집회 초청 강사로 왔다고 하니 모르긴 해도 교회 관련 단체에서 그를 초청했을 것이다. 황교안이 누구인가? 법이 제대로 기능을 했다면 그도 지금 감옥에 가 있어야 할 사람이다.

박근혜가 탄핵될 지경까지 가게 된 것에 그의 책임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지낸 사람이다. 왜곡된 법 집행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데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시의적절하게 충언만 했더라도 박근혜의 도중하차는 없었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권력의 사유화를 막을 수 있는 위치에 그는 있었다. 국정 농단이 법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만 했어도 박근혜의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지역성을 말하는 게 우습지만 나도 경상도 사람이다. 솔직히 이게 부끄러울 때가 있다. 객관적이고 균형 있는 사고를 가진 사람도 경상도에만 오면 그 균형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는 것이다. 병적 현상이란 말을 들었다.

좌우 균형을 지키면 곧 좌파로 몰린다. 경상도에선 자유한국당 유의 보수정당을 지지하지 않으면 좌파로 몰리기 쉽다. 진보정당은 말할 것 없거니와 더불어민주당 유의 개혁 지향적 보수 정당을 지지해도 바로 좌파가 되는 곳이 내가 사는 지역의 현실이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람은 극우가 아니라 건전한 보수의 사람이다. 황교안이를 부흥집회 강사로 불러 환호작약(歡呼雀躍)하는 거야 그들 자유다. 그러나 양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예수님 당시도 바리새파 율법주의자들이 예수의 공의를 공격하며 핍박했던 일이 있었다. 요즘 우리 지역 교회들이 율법주의의 맹점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듯해 안타깝다. 물량주의, 숫자주의, 맹종주의, 권위주의... 우리 교계의 장래에 드리울 암운(暗雲)들이다.

황교안에 그치지 않는다. 아니, 자기 집 행사이니 황보다는 덜 하다고 할까. 자유한국당 김천당협에서 한 인사를 초청해서 이야기 듣는 시간을 가진 것 같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그가 김진태인가.

'김진태' 하면 태극기부대, 극우 정치인의 대명사로 알려진 사람 아닌가. 지난 6.12지자제 선거에서 극우적 행태로 냉혹한 심판을 받은 자유한국당이 그 이전으로 회귀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안쓰럽기조차 하다. 국정 교과서 전사 전희경을 '여자 김진태'라고 표현한 것은 그들의 옛 동료다.

이럴 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누구보다 송언석이다. 그가 딴 박사학위가 극우들과 어울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던가. 경제 관료 30년의 결과가 극우에로의 귀결이었단 말인가. 왜 김진태인가. 지금 자유한국당에 건전한 보수 정치인이 없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정치는 이성의 산물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극단적 감정풀이로 소수 극우주의자들의 카타르시스 용에 머문다면 확언컨대 송언석, 큰 정치인이 되기 어렵다. 정녕 송언석을 위해서 하는 말이다.

이 시평의 제목을 '극우들의 황금어장'이라고 했다. 근신하고 있어야 마땅할 황교안 김진태 이런 자들이 환영 받을 수 있는 곳, 그들과 손 한 번 더 잡아보고 싶어서 또 함께 인증샷 찍고 싶어서 안달하는 곳, 김천이 이런 곳이라면 극우들의 황금어장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그렇다. 이 사회는 어쨌든 다양성이 용납되는 민주주의 사회다. 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저런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정치도 종교도 매 일반이다. 남의 집 일에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할 것도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상식 안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다른 동네 사람들도 좀 의식하면서... .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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