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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혁신포럼 제29차 모임 - 정의당 경북도당 박창호 위원장과 함께

기사승인 2018.09.17  00: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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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지역을 진보정당 험지(險地)라고 한다. 박창호 위원장은 '험지'  하나를 더 붙여 ‘험지 중의 험지’라고 했다. 지난 6.13 지자제 선거 정당 투표에서 광역단체 정의당 지지율 꼴찌를 기록했다며 '허허' 웃었다.

그의 허한 웃음에서 인동초(忍冬草)와 같은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 신기하다. 도지사와 국회의원 등 그는 많은 선거에 선수로 뛰었지만 번번이 메달 권 밖이었다. 그래도 전혀 굴함이 없다. 7전8기의 기백이라고나 할까.

박 위원장은 지금 포항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의 활동 영역은 경북 도 전체다. 선거에 많은 이력이 붙어 있는 그는 경상북도의 구석구석을 꿰뚫고 있다. 아마 경북을 누빈 거리로 당락을 따진다면 그는 벌써 배지 하나 정도는 달고 다녔을 것이다.

우리 김천혁신포럼이 모처럼 변화를 시도했다. 사무실을 벗어나 음식점을 모임 장소로 정한 것이다. 오후 6시에 모여 저녁식사를 하고, 7시에서 7시 40분까지 발제 그리고 7시 40분에서 8시 30분까지 질의응답. 시간은 15분씩 순연되어 정확하게 지켜졌다.

박 위원장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바로 발제로 들어갔다. 발제문뿐 아니라 간단한 메모 하나 없이 줄줄 말을 이어갔다. 박 위원장을 생각할 때마다 야전군 사령관을 연상한다. 오늘의 발제도 그랬다. 총론의 입장이 아니라 각론으로 성큼 들어가 정의당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야전 사령관이 아니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다.

'경북에서의 진보 정당, 과거-현재-미래'라는 좀 무거운 발제 주제를 제시했지만 그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어 조근조근 설명해 나갔다. 무엇보다도 국회의원 5석의 미니 정당이 112 석의 자유한국당과 지지율 우위를 다투고 있는 점에 고무되어 있었다.

국회 헌법개정특위에 선거법 개정안도 함께 올라가 있는데, 서구 선진국들처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채택되기만 하면 정의당의 세가 대폭 확장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지금의 우리 선거는 승자가 독식하는 소선거구제이다.

정의당이 추구하는 정책이 사회주의의 그것을 많이 채택하고 있다는 지적을 선거 때만이 아니라 지금도 받고 있다고 했다. 이것은 정의당이 사회주의 노선을 따르는 것이라기보다 자본주의의 맹점을 보완하는 측면으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문제는 우리가 따르려고 하는 서구 선진국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금은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칼로 무 자르듯 구획 짓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게 유익이 되는 것이라면 이즘(ism)에 구속 받지 않고 취하는 추세다. 이른바 실사구시(實事求是) 노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발제 후 몇 개의 질문이 던져졌다. 김천 성주 사드 반대투쟁에 가장 적극성을 보인 정당이 정의당인데 그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경북이 차별 받고 있다는 내용이 박 후보의 지난 선거 공보에 등재되어 있던데 어떤 의미인가? 이렇게 차별 받고 있는 도민이 자유한국당에 표를 몰아주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도지사 선거에 두 번이나 출마한 걸로 알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경북 서북부 지방의 발전 방향으로 평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 정당 스펙트럼을 '극우-보수-진보'로 나눌 때 정의당은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가?

노회찬 의원의 급작스런 타계로 정의당의 빈자리가 클 텐데, 어떤 식으로 보완해 나갈 작정인가?

우리나라의 '진보 정당' 하면 통합진보당과 맥이 닿아 있는 민중당과 정의당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이 두 당의 뿌리는 같다. 함께 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뭔가?

당연히 나와야 할 질문들이었고 박 위원장은 소신이 분명하면서도 정성을 다해 대답했다.

사드 반대 투쟁의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정의당이 힘이 없었다는 증거다. 정당과 국민은 서로 돕는 관계, 즉 Give &Take 관계라고 볼 수 있는데 서로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

선거공보에 경북이 차별 받고 있다는 내용을 넣은 것은 전국 거의 모든 광역 단체가 중고등학교 무상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유독 경북만 하지 않고 있다. 급식비가 한 달 6만 원에 9 개월 학교 급식을 한다면 1년에 54만 원 정도를 세금으로 내는 것과 같다. 이것을 차별로 본 것이다.

 

경북 서북부 지역이 소외 받고 있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교육  의료 보육 등 전체적인 틀에서 도(道)를 주로 살폈지 특정 지역을 떼어내어 검토해 보지는 못했다. 앞으로는 이 문제도 살펴 보도록 하겠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구의 상황에 맞춰 본다면 정의당은 중도 좌파에 속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이 문제를 오늘날 우리의 상황으로 얘기한다면, 극우(자유한국당)-보수(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진보(정의당 민중당)로 나눌 수 있다는 한 회원의 부연 설명이 있었다).

노회찬 의원의 타계 후 그 빈자리를 메우려 하지만 어려움이 많다. 그 누구도 노회찬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의당은 꾸준히 전진할 것이다. 국민들께서 두 자리 수 지지를 보내 주시는 뜻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지금 노회찬 추모재단을 준비하고 있다. 깨끗한 진보 정치인들을 길러내는 통로가 될 것이다.

진보정당이 하나 되어 국민을 위해 일하면 그것 같이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하지 못해 송구스럽다. 앞으로 서로 노선의 폭을 보다 유연하게 해서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일을 통해 연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오후 8시 40분. 진보 정치의 무거운 짐을 박 위원장에게 또 짊어지게 하고 우리의 포럼은 막을 내렸다. 장장 2시간 40분을 우리는 함께 했다. 이런 대화가 나를 깨우고 지역을 변화시키며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된다는 마음을 안고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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